난 지난 날 사원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. 신성한 예배를 드리던 곳이었다. 

예배실에서 기도를 드리고, 정원을 거닐며 명상을 했었지. 그 땐 평화롭게 행복했었다.

난 오크들이 쳐들어왔던 날도 기억하고 있다. 전쟁의 함성과 피의 강으로 얼룩졌던 그 날,

겁에 질린 여자들과 아이들은 어둠 속에서 떨었다. 많은 이들을 대피시켰지만, 더 많은 수가 목숨을 잃었다. 

바로 그 날, 내 소중한 안식처는 검은 사원이 되고 말았다.

그 곳에서 오크 흑마법사들은 타락한 마법을 훈련하여 땅을 더럽히고 우리 모두를 거의 괴멸시켰다.

"이러지 마십시오, 굴단이여!" "우린 모두 파멸할 것입니다."

호드의 무자비한 마법으로 이미 이 세상이 찢겨진 뒤였지만 우리에게 허락된 안식처는 찾아 볼 수 없었다.

악마의 군대가 역병처럼 뒤돌고 지나간 날도 기억한다. 

이러한 암흑의 시대에, 마그테리돈이라는 악마가 그 사원을 자신의 거처로 삼았다.

그리고 일리단이 온 것이다. 세상은 그를 배신자라 불렀다. 그도 마그테리돈의 적이었다.

"마그테리돈이 차원문을 통해 사악한 악마들을 계속 불러들이고 있다." 

"그러니 우리는 그 문을 봉인해야 합니다... 영원히."

우리는 일리단을 도와, 아웃랜드의 차원문들을 봉인하고 불타는 군단의 증원군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다.

새로워진 힘으로 싸움에 임하며, 함께 우리의 신성한 땅을 되찾았던 것이다!

이미 그 때 마음 속으로는 검은 사원의 주인이 단지 바뀌기만 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.

끔찍하게 변해버린 모습이 아닌, 지난 날의 모습으로 그 사원을 기억하고 싶다.

그릇된 판단을 내렸다는 마음의 짐은 계속 남아 있었다.

하지만, 나는 참아왔다. 기다려 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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